기억하시나요
허리가 꺾인 소나무 한 그루를요
서해바다 해풍의 거센 바람에
내 몸의 일부분이 부러졌지만
조금 부족한 모습으로라도
살아야 하기에
생명의 소중함으로 이 뜰을
지키며 섰습니다
소나무 한 그루의 일생도
한 사람의 일생길도
사는 것은 인내하고 견디며
가는 것이지요
불어오는 바람을 피할 수는 없지요
살고자 하는 삶의 질긴 애착 기억하시나요
그 뜰에 천년 푸른 소나무 한 그루를요